CRITIC - PAINTING
심미나 작가는 한병철의 <투명사회>와 같은 맥락으로 인간은 자기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다고 말한다. 작품은 과잉된 사회 속에서의 버려지고 낭비되는 시간, 과다 데이터의 폭력과 절차에 의한 피로감으로 시작되었다. 포스트 미디어 사회에서 발생하는 과잉 생산과 이미지의 혼재 사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개인적 사유와 행위를 시작으로 한다. 자기상의 유지를 시각적 이미지로 객관화하며 온전한 본인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한 소거의 작업을 시작한다. 지우고 비우며 흔적을 남기는 붓질의 수행을 통해 자아 성찰의 시간을 제시한다.
현대는 모든 것이 과잉 된 상태다. 이러한 과잉 된 상태에서 벗어나 비움의 시간은 필수적이다. 내면의 비움을 통해 성찰이 가능하며 비움만의 온전한 내면을 볼 수 있다. 그림은 어떤 것의 방해 없이 자신의 마음을 다루기 위함으로 지워내고 비워내며 흔적을 남긴다.
마음보다는 외적인 것에 치중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내면을 다루는 것 조차 잊혀졌다. 심미나 작가는 인간에게 필수적인 어떠한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는 특히 다양한 외부 자극으로 인해 본인의 내면의 마음을 다룰 여유조차 없기에 심미나 작가의 추상회화는 현대인에게 내면과 대화할 수 있는 필수적인 시간의 경험을 선사한다. 추상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추상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해석이 가능하다. 내면을 성찰하고 대화하며 작품을 바라보다 보면 작품에 보여지는 색채는 관람객의 주관에 의한 색의 잔상이 개인 마다의 기억 또는 추억으로 또 다른 감각의 전이 현상을 경험한다. 이는 관람객의 내면의 대화를 마주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추상 작품과 마찬가지로 캔버스 뒷면 시리즈 또한 내면의 쉼을 위한 이미지 또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공간, 외모 신체 등 보이는 곳은 소중히 다루지만 정작 내면을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내면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공간, 캔버스 앞면만 바라보고 정작 뒷면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경우처럼 캔버스 뒷면, 내면의 고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